안태옥 박사의 『팔자간명비술』 십이운성 중에서
건록
건록(建祿)은 십이신살로 망신살(亡身殺)에 해당하며, 안정을 구가하는 중년기로서 부귀의 황금기이다. 영육의 온전함으로 완숙한 인간미와 지덕의 용모를 갖춘 반듯한 성품의 소유자이다. 건록은 겸전(兼全)한 부귀에 놓인다 하여 임관(任官) 또는 사관(仕官)이라고 하며, 보통은 록(祿)의 한 글자로 건록을 표시한다. 건록의 아이콘은 성공과 부귀이다. 사주에 건록이 형충 또는 공망되지 않고 청하다면 틀림없이 귀명이다. 그래서 건록은 운성의 최고 길성이 된다.
건록은 관대의 ‘어른이’로부터 완전한 ‘어른’이 되었음을 시사하므로 지적 만족도가 높고, 안정을 가치의 우선 순위에 놓음으로 행동에 앞서 숙고하는 치밀함과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상이 건전하다. 이론과 경험이 적당히 녹아있어 박학다식하며, 공적업무에 있어서도 불편부당한 입장을 견지하므로 공사의 개념이 분명하다. 사주에 건록이 청한 사람은 빈가출신이라도 자수성가하여 식록에 궁함이 없고, 조년이향(早年離鄕)하여 타지에서 발복의 기틀을 닦는다.
건록은 운성에서 비겁지로 조합되므로 일간이 통근하여 신강하다. 이는 타인의 간섭과 참견을 대기(大忌)할 정도로 자력갱생의 기운이 태강하여 독단의 기운으로 흐른다. 그러므로 건록은 본인에게는 발복의 길성이지만 배우자에게는 상호 배척의 흉성이다. 여명의 건록이 사회활동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건록은 자신을 과신하여 기회를 놓치고 뒷북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울러 건록은 계획과 실행단계가 아주 치밀하고 정밀하여 꼬임에 빠지지는 않지만 너무 숙고하여 실기하므로 우유부단한 인상을 준다. 그 만큼 천우신조의 길복이지만 행동력과 진취성을 부족하다.
건록은 자수성가, 부귀발전, 개운재록, 성실겸손, 건강장수 등의 표상으로 육친운은 박해도 현달한 자식을 두게 된다. 장수길명으로 중년부터 크게 발복하여 명리를 이룬다. 건록의 직업적성은 정신노동에 중점을 두되 교육계, 의료계, 연구분야가 좋으나 사주가 청하면 정재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연지가 건록이면 만년 발복하며, 월지건록이면 상속성의 혜택과 더불어 입신출세한다. 한편 여명은 가주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지건록이면 예기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공명한다. 여명은 직업에 올인하며 독립성을 확립하므로 애정운은 좋지 않는 편이다. 시지건록이면 귀록격(歸祿格)으로 자식이 현달발복하고 당주는 안정된 노년기를 맞는다.
여명의 식상이 건록이면 자식은 현달하지만 당주는 만혼한다. 식상건록은 눈치가 빨라 상대의 속내를 잘 파악하며 언변과 수단이 좋아 인기맨으로 통한다. 그러나 혼자 똑똑한 척 다소 교만한 기질이 있다. 재성건록이면 처복은 물론 평생 기본적인 재복과 함께 도처에 미인과 인연이 되는 이성운이 있다. 남명의 관성건록은 처세에 품위가 있고 후덕하며 학식이 높으며 자식덕이 있다. 인성건록은 공평무사하고 지성이 걸출하며 교양과 예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