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과 돌림자 (안태옥 박사의 '끝내주는 이름짓기'중에서)
필자를 통해 무료로 이름을 지은 사람이 어림잡아 일천 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어차피 작명은 창조 작업이니만큼 쉬울 리가 없다. 그 중에서도 곤혹스러운 것은 돌림자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돌림자를 사용하면 확장의 한계에 부딪혀 절대로 좋은 이름을 지을 수 없다.
돌림자는 예로부터 친족 및 집단 내에서 세대 관계의 서열 및 촌수(寸數)를 알기 위해 사용했던 일종의 ‘친족간 순위매김’의 수단이다. 돌림자는 일정한 법칙에 의해 이름 속에 넣은 것으로 일명 항렬(行列)이라고 한다. 또 항렬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글자를 항렬자(行列字)라고 하며 이는 성(姓)의 본관(本貫) 및 파(派)에 따라 일정한 순환 규칙이 적용된다.
돌림자는 오행(木火土金水)의 상생원리에 따라 항렬의 순서가 만들어진다. 가령 부친의 존함이 수(水) 자원오행을 돌림자로 썼다면, 자식은 목(木)이 들어있는 자원오행을 쓰고, 또 손주는 화(火) 자원오행을 씀으로서 오행의 상생순환 및 세대 간 서열을 확정 지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항렬은 동일 성씨 내에서도 적용 방법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돌림자를 쓰지 않는 추세이다. 촌수보다는 부모형제 중심의 나(我) 개념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또 돌림자를 쓰면 아래 세대로 갈수록 좋은 이름의 선택 범위가 좁아지게 된다. 결국 돌림자에 막혀 원하지 않는 이름을 사용한다면 그 또한 불행한 일생이 될 것이 자명하다.
육친관계 |
증조부 |
조부 |
부친 |
나(己) |
자식 |
항렬자 |
은(垠) |
명(銘) |
강(江) |
찬(粲) |
훈(勳) |
자원오행 |
土 |
金 |
水 |
木 |
火 |